키키 스미스, 아시아 첫 개인전
여성주의 작가이자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키키 스미스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키키 스미스-자유낙하' 전시는 1980년부터 90년대 여성성과 인체를 주제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다. 이번 전시는 그의 40년간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로 이 작가는 화가인지, 조각가 인지, 판화가 인지가 궁금해진다. 전시는 조각, 판화, 사진, 타피스트리, 아티스트북 등 다양하다. 전시장 입구에서 부터 벽에 프레임 없이 이어진 대형 작품에 한번 놀란다. 곡선형으로 순환적으로 구성된 전시장을 따라 이동하면, 진짜 달걀 노른자를 옮겨 놓은 듯한 조각 '노른자'를 시작으로 여성의 가슴을 연상하는 '작은 산'등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을 계곡처럼 표현한 '폭포'도 재미있다. 자유롭게 대상을 바라보고 실험하는 작가이자 도전정신이 강한 작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는 여성성을 다룬 구상 조각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번 첫번째 개인전 역시 '자유낙하'라는 주제로 전시를 개최하였는데, 그의 1994년도 판화 작품에도 '자유 낙하'가 있다. 이 작품은 생동감있는 작품으로 에너지를 의미하는데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그의 140여점의 작품들을 소개하며 40년의 발자취를 따라가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키키 스미스에 대하여
그녀는 미국 미니멀리스트 조각가인 토니 스미스의 딸로 70년대 후반에 뉴욕 행동주의 미술가 그룹에 합류하며, 80년대에는 인체내의 장기를 묘사한다. 가정폭력, 임신중절, 에이즈, 배설 등 과 같은 인체에 대한 관심들을 가감없이 작품에 담았다. 90년대 초반에는 여성 인체와 관련한 작품들을 만들며, 인간, 동물, 우주, 자연등에 관련하여 작품을 다루었다.
종이 위에 작업하는 작가
재료는 보통 종이를 많이 사용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인기가 없던 매체지만 그녀는 적극적으로 다양한 나라의 종이를 겹쳐보고 붙이며 그림을 그리고 판화를 찍는 용도로도 사용한다. 판화와 사진을 결합한 사진등도 독특한데, '세상의 빛'이라는 작품이 그렇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자유낙하' 원본 1994년작도 있다. 판화가 자미엘로와 콜라보레이션 작업한 이 그림은 자신의 나체를 필름으로 동판에 옮겨 완성한 작품이다. 인터뷰를 통해 작가는 한국의 한지에 대한 자신의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소개한 바 있는데, 따뜻한 온돌 위에 한지를 깔고 그림이나 글을 쓴다는 방식이 꽤 신선했나 보다. 여기에 영감을 얻어 한지를 조각적으로 활용하게 되었고 겹치는 작업도 하게되었다고 한다.
주철을 사용해 살아있음을 표현
조각을 통해 여성의 몸과 동물에 대한 작가의 각별한 관심은 '소화계'라는 작품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혀부터 항문에 이르는 내부 전체를 주철로 제작해 스미스의 대표작으로도 유명하다. 인체에서 가장 연약한 부분을 주철을 사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작가는 인체를 통해 현실 존재를 확인할 수 있고, 내장 기관은 죽음을 뜻하는 것이 아닌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는 작품 의도가 숨겨져 있다.
여성의 강인함과 생명체의 에너지에 관심이 많은 작가
늑대의 뱃속에서 걸어나오는 여성의 형상을 담은 '황홀'이라는 작품은 빨간망토라는 동화의 내용과도 연결된다.
사냥꾼이 늑대의 배를 가르고 할머니를 꺼낸 이야기는 당당한 여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비교하며 탄생시켰다고 하니 여성에 강인함을 표현한 대표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과격하고 도발적인 접근방식이 어려울 수 있지만, 2000년대로 들어오면서 환상적이고 서정적이게 바뀐 작품의 분위기는 크고 작은 모든 생명체에 관심을 기울인 작가의 진정성과 작품에서 느껴지는 에너지에 주목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특별한 향으로 공간을 채워 후각과 시각이 접목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장소: 서울 시립 미술관
기간: 2022.12.15 ~2023.03.12
관람 시간: 10시~ 8시 / 공휴일: 10시~6시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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