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그림 속으로 떠나는 여행
'그라운드 시소 명동'에서는 빛의 화가 모네의 명작들을 미디어 아트라는 현대적 감각과 음악을 함께한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2021년에 오픈한 이 전시관은 6m 이상의 대형 스크린으로 빛의 화가 모네의 작품들을 혁신적인 기법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작품은 명화와 다큐멘터리가 함께하여 스토리텔링부터 내레이션까지 깊이감 있는 해석으로 볼거리가 많다.
우선 화려한 빛의 향연으로 펼쳐지는 200점의 작품을 하나하나 깊이 있게 감상하며 모네의 일대기를 엿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작가의 후원자이자 가장 가까웠던 폴 뒤랑 뤼엘이 화자로 등장하며 전개되는 뜻밖의 경험들은 모네의 이야기를 옆에서 생생하게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작품들의 표현 기법을 구현한 영상도 있어서 인상주의 작가의 특징을 직접 보고 느낄 전시로 남을 것이다. 전시는 모네를 기점으로 르누아르, 바지유, 마네 등 이름만 들어도 놀랄만한 거장들의 찬란했던 삶을 다루고 있다. 관람객으로 하여금 빛의 캔버스 안으로 빨려 들어가 모네의 일상 속에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제 5개의 챕터로 나누어진 전시를 만나러 가보자.
인상파의 거장, 모네
'인상, 모네'에서는 초기 우키요에 화풍에 영향을 많이 받았던 이야기를 다룬다. 한때 우키요에를 광적으로 수집하며 자연스레 자연에 관심을 갖게 되고 대자연 속에서 찰나의 빛을 관찰하며 작품에 담기로 하는 내용을 다룬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새롭게 해석해낸 작가로도 유명하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자연 속 색채들의 미묘한 변화를 포착하여 그리는 특징이 있는데, 모네 역시도 인상파 화가들과 빈번하게 교류하며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았다. 챕터 1. 인상, 모네에서는 파리의 젊은 화가들의 열정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모네의 가난과 사랑
챕터 2. '나의 사랑 카미유'편에서는 아버지의 지원을 받았던 모네가 모델 카미유를 만나면서 모델을 만난다는 이유로 모든 지원이 끊긴다. 사랑했던 연인 카미유의 아이까지 태어나면서 행복했지만 가난을 경험하게 된다. 이어서 아버지와 고모, 친구 바지유의 죽음 등으로 힘든 시절을 보낸 모네는 아버지의 유산과 함께 아르장퇴유로 이사한다.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작품들을 많이 그려낸다.
일상의 어둠과 희망의 빛
챕터 3. '어둠 속에 빛나는'에서는 출산 후 허약했던 카미유가 건강 악화로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된다. 모네가 가장 사랑했던 카미유의 죽음은 모네의 일대기 가운데 가장 어둡고 쓸쓸한 시기가 아닐까 한다. 이어서 후원자였던 오슈데의 파산으로 모네의 그림이 제 가격을 인정받지 못하며 가난으로 치닿는 계기가 된다. 카미유의 죽음과 경제적 어려움까지 여러 가지로 감당하기 힘들었던 시기였다. 모네는 누구보다도 한 줄기 빛을 갈망했다. 그는 자연 속 공간에서 생명력과 희망의 빛을 발견하게 된다.
챕터 4. '눈과 빛'에서는 지베르니에서 새로운 가족과 안정된 일상을 되찾은 모네가 빛에 대한 연구와 기록들을 통해 빛의 풍경들을 남기며 당대 최고의 자리로 거듭난다. 작품 속의 색감들은 실제를 재현하기 보다 경험에 의한 인상에서 비롯한다. 대표적인 '건초더미'의 연작과 '포플러'의 연작, 런던의 '루앙 대성당'연작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지베르니 정원을 직접 다녀오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시력 악화와 죽음
챕터 5. '빛의 마스터'에서는 아들의 죽음을 경험한 슬픔으로 보낸 모네가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그림을 멈출 수 없었던 이야기를 다룬다. 생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캔버스 위에 수련 장식화를 담아 작품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기로 결심하는 대목이다. 결국 앞을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자 보고 그리는 것을 멈춘다. 시력을 상실하고도 추상으로 작품을 그려낸 모네는 눈을 잃고 작품을 완성한다. 마지막 대형 수련은 오랑주리 홀에 전시되었지만, 정작 모네는 임종 후라 자리에 없었다는 일화는 마음을 잔잔하게 한다.
"모네가 가진 것은 오직 눈밖에 없다. 그러나 이 얼마나 위대한 눈인가" -폴 세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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