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ing You - Ohnim Solo Exhibition
성동구의 StART PLUS에서 송민호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송민호는 2014년에 아이돌 가수 그룹 위너로 데뷔하여 가수이면서 프로듀서로 알려져 있지만, Minho의 본명을 거꾸로 한 Ohnim이라는 이름으로 미술작가 데뷔를 마쳤습니다. 최근 오스트리아 황실 130주년 기념 전시에 초청될 정도로 미술계에서도 러브콜을 받는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인답지 않은 단단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지난 10월에는 런던 사치갤러리에 작품이 소개되면서 프랑스, 독일 등 세계 미술 시장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첫 개인전은 신작을 포함한 총 20여 점의 작품들로 평소 그가 좋아하는 강렬한 색채와 뚜렷한 실루엣으로 선명하고 오묘한 화풍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번 첫 개인전에서도 그가 경험한 순간들을 세련되게 풀어내며 삶에 대한 성찰, 미래에 대한 기대와 설렘, 불안 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Giraffe'시리즈를 만날 수 있는데, 그가 관객에게 알리는 감정의 메시지는 총 3개의 테마로 구성됩니다. '감정에 의한 성장', '경험에 대한 자각', '화합과 희망'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번 신작은 작품 안에 작가 자신을 투영해 다양한 감정을 표현했고, 먼발치의 꿈이라 생각한 작가로의 삶에 대한 시작과 세계관을 드러내는 작품들로 준비했다고 합니다. 더불어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전시라고도 덧붙이기도 하였습니다.
기린 그림으로 시작하는 작가의 작품
서울숲 역 인근에 '내가 그린 기린 그림 1 (Giraffe In My Eyes 1)'을 대형 포스터 작품을 공개하며 전시 개최를 알렸습니다.
전시장 역시 대부분의 그림들이 기린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묶여있는데, 기린을 선정한 숨겨진 의미를 찾는 것이 이번 전시의 포인트입니다.
'내가 그린 기린 그림'시리즈는 혀 꼬임 말장난을 연상하는 주제로 기린의 상부, 하부만을 보여주는 크롭 된 프레임으로 의미심장한 내용들을 품고 있습니다.
기린이 한 발로 공을 밟고 있는 그림, '내가 그린 기린 그림 (애착)'은 잃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한 집착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내가 그린 기린 그림 (서커스)'에서는 공위에서 묘기를 부리며 쇼하는 자신을 비유하며, 위태로운 매 순간 쓰러지지 않으려 발악하는 자신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환락(Stoked)' 작품에서 익살스러운 송민호 작가의 두상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 표정은 기괴하기까지 한데,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살찐 기린 그림이고'에서는 살찐 기린을 통해 과욕은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며 섬뜩함을 느끼게 합니다. 강렬한 색채와 무채색의 대비를 통해 그가 전달하는 메시지와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합니다.
작가는 "그림 속 기린은 곧 나를 대변한다."라고 했는데, 긴 목으로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기린이 야망 덩어리로 느껴진다며 기린을 그림의 주제로 한 것은 고지를 오르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았던 자신의 삶과 비유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욕망의 높이를 스스로 가늠할 수 없어서 목의 윗부분을 그리지 않았다는 점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고뇌의 순간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지 얼마 안 된 시기에 슬픔과 고독이 교차하는 고뇌의 순간을 포착한 작품, 'Road of Flowers'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작품 옆에 작가 Ohnim이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함께하며 치열할 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삶과 누군가의 부재를 통한 공허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Cloud 1', 'Cloud 2', 'Cloud 3' 시리즈에서는 보라와 분홍색 사이의 오묘한 색감이 자아내는 몽환적인 감성과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모습에서 부적응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먹구름 등은 두려움에 대한 감정 등을 표현하는 듯합니다. 대체로 화가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들은 공감하기 쉽고 다가가기 쉬워 친숙한 감정들을 교감하다가 전시장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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