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Grand tour Korea 전시
중구 남대문에 위치한 피크닉 갤러리에서 박대성, 유근택, 이규태, 호상근 등의 국내 작가의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남산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복합 문화 공간 피크닉에서는 현재 '국내여행 Grand Tour Korea'가 전시 중이다.
이번 전시는 한 권의 국내 여행 책자처럼 전국 곳곳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지하 1층에 숍 피크닉에서는 전시 테마와 걸맞게 특색 있는 국내 상점의 팝업스토어 '방방곡곡'도 진행하고 있어 소소한 쇼핑 기분을 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각 지역을 대표할 특별한 상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번 피크닉 전시는 무심히 지나쳤던 국내 여행의 새로운 발견이 주제가 될 것이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김훈의 자전거 여행이라는 책의 글귀가 먼저 반긴다.
'겨울에는 봄의 길들을 떠올릴 수 없었고, 봄에는 겨울의 길들이 믿어지지 않는다. 다 지나오고 나도, 지나온 길들이 아직도 거기에 그렇게 뻗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모든 길로 다시 가야 할 새로운 길이다.'
한동안 멀리 여행하지 못하고 국내여행에 좁은 발거음을 옮겨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여행후 느끼는 감정은 정작 우리가 사는 곳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국내 지역에 발굴에 관심이 생긴다. 국내 여행을 통해 알지 못했던 곳들을 발견하는 재미란 한국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된다.
3개의 섹션 구성
첫 번째 섹션은 '길을 떠나며'라는 타이틀로 시작한다. 유근택 작가의 '풍경의 속도- 서울에서 유성까지'는 거대한 스케일의 작품은 입구부터 반긴다. 수묵 채색화인 이 작품은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버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을 담고 있다.
드로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굽이굽이 산과 집들이 널브러져 있어 익숙한 풍경과 따뜻함이 숨겨져 있다.
도시의 조밀함에서 해방시킬 때의 감각이라고 표현한 작가는 실제 떠오른 기억 속 풍경들을 담고 있으며 해방감과 자유를 그대로 옮겼다고 한다.
두 번째 섹션은 '첩첩산중'이라는 타이틀로 시작한다. 첩첩이라는 말은 쌓여서 겹치는 모양이라고 한다.
한국의 산을 가리키는 말로 능선과 능선이 잇닿아 있는 것을 말한다. 병풍처럼 펼쳐진 산들은 가깝고 먼 거리의 산이 엉켜 있어 아름답다. 국토의 70프로가 산인 곳에서 살다 보니, 어디를 보아도 산이 걸려있다. 우리 삶에서 산이 주는 영향력을 의미 있게 다뤘다. 흑백 필름으로 만나는 미디어 영상을 잠시 감상한다. 그림처럼 느껴지는 한국의 산은 단연 최고다.
김영일 작가의 '평창의 산'은 고용한 산속 풍경을 담고 있는데 눈으로 뒤덮인 산의 강인함을 담고 있다. 한국의 산이 가진 매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세 번째 섹션은 '바다 너머'라는 테마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섬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사진작가인 김영갑의 사진이 있어 너무 반갑다.
여기서 제주의 오름을 만난다. 제주의 아름다움에 반해 루게릭 병 진단을 받고도 작품 활동을 계속한 사람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제주의 자연을 사진에 담으려 애쓰던 작가. 47세에 세상을 떠난 작가의 작품을 추천한다.
강요배의 '쳐라 쳐라'라는 작품은 겨울바다를 표현하고 있다. 상당히 추상적이지만 인간의 강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예전에 '두모악'에 들러 보았던 글귀가 기억이 남는다.
'신께서는 희망이라는 물건을 크고 번쩍이는 곳이 아니라 작고 보잘것없는 곳에 숨겨놓으셨다. 손바닥만 한 창으로 내다본 세상은 기적처럼 신비롭고 경이로웠다.'
전시는 한국의 자연을 담고 있다. 가장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나무와 마을', '자연 안에 머물다'에서는 안동 하회 마을과 경주의 양동 마을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의 서원, 고택, 별서 등의 장소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풍경과 계절을 보여준다. 시원한 계곡물 아래 활짝 핀 배롱나무가 아름다워 잠시 동안 여름이 그리웠다.
피크닉에 왔으니 옥상 정원에 들러 남산타워를 한 번쯤 보고 가야 한다. 즐겁게 관람을 했다면 국내 여행 후 휴식은 이곳에서 따스한 햇살과 함께 잠시 머물다 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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