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의 인생사를 다룬 사진전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 프리다 칼로는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살다 갔다. 고통과 절망 속에서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작가로 6세에 소아마비, 18세에는 전차 사고를 당한다. 오른쪽 다리를 크게 다치고 철근을 관통하는 수술로 인해 병원 신세를 지면서 부모님의 권유로 그림을 시작하게 된다.
그림을 통해 고통을 잠시 나마 잊을 수 있었던 프리다 칼로는 또다시 큰 시련을 겪게 된다. 남편의 외도와 수차례의 유산, 서른 번이 넘는 큰 수술, 끝내 다리 절단까지 여자로서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굴곡 있는 삶을 살았던 그녀를 이번 전시에서 조명한다. 한국에서는 처음인 프리다 칼로의 사진전은 작가 본인을 주제로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담은 20여 명의 사진작가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미디어 아트로 재해석한 작품들은 그녀의 실제 삶과 비교하면서 그 연관성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선 그녀가 자화상을 많이 그렸던 이유부터 그녀가 우리에게 남기는 인생에 대한 메시지까지 작가가 고통스럽고 비극적인 인생을 살면서 포기하지 않고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이뤄낸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자화상을 그렸던 이유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은 자신의 정체성으로 시작하여 자신이 처한 내적 상황을 설명하는 창구이기도 했다.
멕시코계 유모의 손에 자랐을 뿐이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멕시코인으로 정립하면서 ‘유모와 나’를 그린다.
이 작품 외에도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기에 병상에서 일어나자마자 보이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 유일한 행복이었다고 말한다. 눈을 뜨면 마주하는 자신을 보면서 정체성과 존재에 대한 자신만의 표현 방법을 찾아간다. 사고로 의대 진학을 포기하고 연이어 하게 된 대수술 등을 통해 자연스레 습득한 의학적 지식을 접목시킨 자화상 ‘두 명의 프리다’는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그녀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재료로 의학적 지식들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작품의 깊이를 더하는 요소가 된다.
그녀가 말한 기록에 의하면, "내가 자화상을 그렸던 이유는 홀로 보낸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며, 동시에 내가 가장 잘 아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 프리다 칼로
불행 속에서 피하거나 도망치기 보다 가장 앞의 자리에서 자신의 인생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배운 전시였다.
자신의 인생을 바로 직면하고 도전하는 작가의 인생을 사진전을 통해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희망의 메시지
프리다 칼로는 상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작품에 많이 담은 작가였다. 그녀의 자화상 가운데 '가시 목걸이를 한 자화상'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직접적으로 그린 그림으로 그녀의 그림에서 자주 등장하는 원숭이는 자신을 옭아매는 가시 목걸이를 조이는 행위를 하고 있는데 이 원숭이는 남편을 의미하고 있고, 상징적인 벌새는 희망의 존재로 활용하고 있다.
이렇듯 그녀의 실제 삶과 작품이 의미하는 바를 연결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삶의 의미와 인생에 대한 메시지를 많이 남긴다. 그녀의 고통은 도대체 얼마큼이었을까? 그녀는 이런 말을 남긴다.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프리다 칼로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작가의 이야기와 혁명가적인 성향들을 지켜보며 절망적인 순간에도 놓지 않았던 그녀의 꿈, 그리고 삶의 절망적인 순간마다 포기하지 않고 불행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녀를 지탱하는 무언가에 대하여 함께 생각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인생에 대하여 심도 있게 생각하게 하는 특별한 전시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녀가 육체적인 고통과 심리적 고통을 이겨내고 ‘Viva La Viva’ 한국어로 번역하면, 인생이여 만세라는 뜻을 가진 이 작품을 죽기 3일을 남기고 그렸다고 한다. 죽음을 예견했는지 유언처럼 남긴 말이 가볍지 않다. 고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았던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사진으로 만나 볼 수 있다.
일정: 2022. 12.23 - 2023.03.26
시간: 10:30 - 20:00 (입장마감 19시)
장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0층 문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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